블로샤퍼 등급분류와 스토어 심사 회고

블로샤퍼 등급분류와 스토어 심사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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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 설문 준비부터 GCRB 15세 판정과 모바일 심사까지, 에이전트들과 다투고 협력하며 준비한 블로샤퍼 심사 기록입니다.
Published
2026년 9월 30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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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이 되니 블로샤퍼를 만들면서 겪었던 일들을 자꾸 돌아보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등급분류와 스토어 심사는 따로 적어두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게임을 설명하는 문서를 이렇게 오래 붙잡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8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고, 이후 스토어 심사까지 이어지는 동안 에이전트들과 정말 많이 다퉜습니다. 거의 두 달을 준비하고 잔소리하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이 식구들이 없었다면 혼자서는 도저히 해내지 못했을 일입니다.

설문지 앞에서 시작된 논쟁

처음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 GRAC 쪽으로 등급분류를 준비했습니다. 설문 항목을 직접 하나씩 살펴보고 AI 에이전트들과 답변을 정리하면서, 그제야 제가 시장 진입을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게임을 만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화투를 소재로 쓴다는 것, 도박을 테마로 삼았다는 것이 출시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에이전트들은 블로샤퍼가 무조건 19세 이상 등급이고 국내 출시는 불가능하다고 단정했습니다. GCRB가 아니라 GRAC에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심사기관에서 받은 답변이 아니라 AI가 내린 판단이었지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데 몰두하다가, 정작 이 게임을 내놓을 수 있는지는 뒤늦게 따져보고 있었던 겁니다.
정신을 차리고 실제 코드와 플레이 규칙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제가 만든 게임은 도박을 테마로 삼았지만, 이용자의 행동이 도박의 절차를 모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화투와 도박 소재를 감출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 소재와 실제로 구현한 게임 규칙을 구분해서 설명해야 했습니다.
이 차이를 에이전트들이 납득하도록 설명하는 데만 한 달 넘게 걸렸습니다. 소재와 표현만 보고 상위 등급을 전제할 때마다 실제 게임에서 이용자가 무엇을 하는지로 돌아가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없는 기능을 지어낸 환각 때문에 싸운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있는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두고 부딪혔습니다. 저는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니가 삐뚤어진 시각으로 우리 게임을 평가하면 어떡하냐. 너는 내 편에 서서 반론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무리한 변호를 원한 것도 아닙니다. 당시 준비 기록에는 제가 했던 말이 이렇게 남아 있습니다. 과잉 양성으로 접근하면 변호가 안 되고, 무리한 변호가 앞서면 거짓이 된다는 말입니다. 게임에 있는 것은 인정하되, 실제로 구현된 규칙과 법령의 요건을 대조해 설명해야 했습니다.

AI와 함께 준비한 입장문

준비 과정에서 접수 방향을 GCRB,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로 정리했습니다. 이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함께 일하는 AI 에이전트 로아와 만든 입장문입니다.
로아가 필요한 법조문을 짚어주면서 원문을 구해오라고 했습니다. 제가 자료를 가져다주자 그것을 바탕으로 입장문을 정리해줬습니다. 읽어보고는 대형 로펌 변호사가 써준 문서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게임 개발을 하다가 법령 원문을 찾아다니고, 그 자료를 AI에게 건네 이런 문서를 만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입장문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표현과 소재에 관하여는 다투지 아니하고, 법령이 정한 요건에 관하여만 그 문언에 따른 판단을 요청드립니다.
도박을 소재로 삼았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용자가 실제로 하는 행동을 하나씩 설명한 문서였습니다. 무엇을 인정하고 어떤 판단을 요청하는지가 분명했습니다. 앞서 에이전트들과 부딪히며 정리했던 내용이 여기에서 제법 제대로 된 형태를 갖췄습니다.
저는 이 입장문이 등급분류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심사에서 어느 자료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준비한 문서 중에서는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15세이용가 판정

2026년 9월 3일, GCRB에서 15세이용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정말 뛸 듯이 기뻤습니다.
당시 제게는 이 결과가 중요했습니다. 원하는 등급을 받지 못하면 모바일 출시 계획도 어려워지고, 프로젝트 자체를 접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할 만큼 부담이 컸습니다. 그래서 결과를 받았을 때의 기쁨도 컸습니다.
이후 스팀과 스토브에도 당당히 15세이용가를 표시했습니다. 준비하면서 그렇게 많이 다퉜는데, 결국 에이전트들과 함께 이 결과를 받아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모바일에서 다시 시작된 설명 — 2026년 10월 추가 기록

다음에는 구글과 애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각 플랫폼의 등급 설문과 심사를 거치면서 GCRB 제출을 위해 정리했던 내용을 다시 설명해야 했습니다. 질문의 표현과 판단 기준이 달라서, 이전 답변을 그대로 옮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서 받은 15세이용가 판정이 다른 플랫폼의 승인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이미 게임의 구조를 정리하고, 어떤 표현이 어떤 오해를 부를 수 있는지 오래 검토해둔 자료가 있었습니다. 에이전트들과 그 자료를 다시 꺼내 답변을 준비했습니다.
2026년 10월 31일 기준으로 애플에서는 Mac 버전은 승인받았지만 iOS 버전은 아직 통과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아직 이 회고를 모든 심사가 끝난 이야기로 마무리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진행 중인 심사

이 일을 돌아보면 로아가 써준 입장문만큼이나, 그 문서가 나오기까지 제가 에이전트들에게 했던 잔소리도 생각납니다. 필요한 자료를 직접 가져다주고, 게임을 그렇게 평가하면 안 된다고 다투고, 설명을 고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래도 이 에이전트 식구들이 없었다면 혼자서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게임을 만들면서 등급분류 자료와 법령을 읽고, 입장문과 스토어별 답변까지 준비하는 일을 혼자 감당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iOS 심사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도 식구들과 함께 잘 풀어갈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